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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처음 POD 플랫폼인 엣시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5~6년 전에 친구에게 수공예품 판매처를 알아봐 달라는 부탁을 받으면서입니다. 오랫동안 천연염색과 조각보 만들기 작업을 해 온 친구의 작품들을 제 값에 판매하고 싶었지만 국내에서는 마땅한 곳을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러다가 엣시라는 해외 사이트를 찾았는데 다양한 수공예품들이 거래되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영알못인 친구를 위해 계정을 만들고 샵을 개설하는 작업을 도와주었는데, 그때 꽤 괜찮은 수익을 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러고 나서 한동안 잊고 있다가 요즘 친구에게 판매는 어떠냐고 물어보았습니다. 요즘은 엣시에서 수공예품뿐만 아니라 POD 상품 시장 규모가 상당하니 저도 한번 도전해 보라고 하더군요. 이럴 줄 알았다면 그때부터 저도 함께 준비했을 텐데 좀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아직 늦은 건 아니니, 새로운 수입 파이프라인으로 하나 만들어 볼 생각입니다. 초반에는 자리 잡기가 어려울 것 같지만, 저에게 맞는 플랫폼을 찾아가면서 내용을 차근히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POD란 무엇인가?

     

    POD는 Print On Demand, Publish On Demand의 약자로 주문형 인쇄를 의미합니다. 예전처럼 하나의 디자인으로 물건을 대량 찍어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디자인을 통해 원하는 수요에 맞춰 적용해 인쇄하는 방식입니다. 아무래도 재고의 부담이 없기 때문에 자본금이 적어도 도전해 볼만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작업실을 운영해 본 적이 있습니다. 열의도 넘쳤고, 다들 디자인 실무 경험이 있으니 잘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사업적 마인드가 부족한 게 탈이었습니다. 수익은 나쁘지 않게 났는지만 작업실을 운영하는데 고정비 부담이 상당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제품을 제작할 때 기본 수량을 맞춰야 했기 때문에 악성 재고가 생길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작업실 문을 닫았던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이에 비해  POD는 온라인의 샵에서 주문을 받고 제작하기 때문에 지출비용이 없거나 아주 적은 편입니다. 코로나로 인해 대부분이 비대면으로 전환되고 있으니 어쩌면 이 시대에 적합한 비지니스 모델이 아닐까 싶습니다.

     

    수공예품
    내가 만든 수공예 열쇠고리

     

    POD의 장점

     

    1. 업무의 부담이 적어진다.

    제가 영업능력이 있는 디자이너라면 상관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저의 디자인을 홍보해야 주문을 받을 수 있습니다. 1인 작업실을 운영하다 보면 디자인 뿐만 아니라 구매, 샘플 제작, 기타 잡다한 업무를 전부 다 해야 합니다. 하지만 POD를 하면 이 모든 걸 해당 플랫폼이 다 서비스해주고, 저는 디자인만 제공하면 됩니다. 우스갯소리로 디자인은 3D 직업이라고 말하는 게 기타 잡무가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2. 제작비용이 적게 든다.

    디자인을 제품으로 판매하기 위해서는 초기 비용이 발생합니다. 괜찮은 디자인을 하나 만들었다면 이걸 어떤 제품에 적용해야 할 지 계획하고 업체를 찾아 디자인을 전사할 굿즈를 구매해야 합니다. 제가 어떤 회사의 창립 기념 머그를 만든 적이 있었는데, 거래업체에서 최소 수량으로 잡았던 것보다 물량이 적어서 가격을 낮추기 위해 타업체까지 도느라 완전 고생한 기억이 있습니다. 결국은 회사가 주문 수량을 늘려줘서 해결하긴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오프라인에서의 소규모 제작은 돈이 너무 많이 듭니다. 아예 받아주지 않는 곳들도 있습니다. 요즘은 명함 전문 인쇄소가 있어서 저렴한 가격에 4도 인쇄를 할 수 있지만, 옛날에는 소량 4도 인쇄 하려면 기계 돌리는 금액이 더 들어서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였습니다. 그런 면에서 POD는 틈새시장을 확실히 파고든 것 같습니다. 물론 기술의 발전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3. 디자인의 활용성이 좋다.

    하나의 디자인으로 티셔츠 같은 의류부터 휴대폰 케이스, 노트, 담요까지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이런 부분은 일반 디자인과 패턴 디자인의 성격이 혼재해 있는 것 같은데, 실제적으로 적용해 보고 차후에 더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각기 다른 플랫폼에 같은 디자인을 올려서 판매할 수 있다고 하니 이 부분도 좀 더 체크해 보겠습니다.

     

    POD의 단점

     

    1. 진입장벽이 높다.

    기본적으로 디자인 판매 사이트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디자인 실력이 필요합니다.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페인터같은 그래픽 프로그램을 사용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래픽 프로그램을 제대로 다루기 위해서는 못해도 몇 개월 이상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프로그램을 다룰 줄 알아도 디자인의 퀄리티가 높지 않다면 플랫폼에서 받아주지 않을 수 있다고 합니다. 수요가 있을 법만, 팔릴만한 디자인과 아이디어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심사과정을 거치는 곳도 있습니다.

     

    2. 디자인 도용의 위험이 있다.

    간혹 자신의 아이디어를 변형해 비슷한 스타일의 디자인이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건 꼭 온라인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항상 잘 팔리는 디자인은 카피의 위험이 따라다니는데, 온라인 상에 올라온 디자인은 노출이 더 많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패시브 인컴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무래도 고정지출이 늘어나기 시작하고, 노후 준비까지 해야 하니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번 POD 디자인 플랫폼 도전이 언제쯤 결실을 맺을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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